지장경 읽기
- 지장경-제1. 도리천에서 신통을 보이다. [忉利天宮神通品]
- 지장경-제2. 분신들을 모으다 [分身集會品]
- 지장경-제3. 중생들의 업을 인연을 관찰하다 [觀衆生業緣品]
- 지장경-제4. 염부제 중생들의 업으로 느낌 [閻浮濟衆生業感品]
- 지장경-제5. 지옥들의 이름 [地獄名號品]
- 지장경-제6. 여래가 찬탄하시다 [如來讚歎品]
- 지장경-제7.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모두 이익함 [利益存亡品]
- 지장경-제8. 염라왕들이 찬탄하다 [閻羅王衆讚歎品]
- 지장경-제9.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라. [稱佛名號品]
- 지장경-제10. 보시한 공덕을 헤아리다 [校量布施功德緣品]
- 지장경-제11. 땅의 신들이 법을 보호하다 [地神護法品]
- 지장경-제12. 보고 듣는 이익 [繭門利益品]
- 지장경-제13. 사람들에게 부촉하다 [囑累人天品]
마야부인이 지장보살에게 지옥에 대해 묻다
관중생업연품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도리천에서 설법하실 때 그 법회 자리에 있던 부처님의 어머니 마야부인이 지장보살에게 지옥의 종류에 대해서 묻는 내용입니다. 업은 정신적, 육체적 행위입니다. 한 행위는 반드시 습관성을 갖고 있으며 한 습관의 원인은 결과를 낳습니다. 업의 인연이란 업을 짓고 과보를 받는 것을 뜻합니다.
지장경의 세번째 품인 관중생업연품은 중생이 업을 짓고 그 과보를 받는 것을 관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마야부인은 중생들이 어떤 종류의 업을 지으며 그에 따른 과보는 어떻게 다르냐고 지장보살에게 묻습니다. 이에 대해 지장보살은 여러 종류의 세계가 있고, 여러 종류의 지옥이 있다고 대답합니다. 여기서는 중요한 죄목의 대강을 소개해 놓고 있습니다. 부모에게 불효하고 살생하는 것, 부처님을 해치거나 삼보를 비방하는 것, 절 집의 물건을 훔치거나 스님들을 비방하는 것 등의 죄를 지으며 무간지옥에 떨어진다고 합니다. 일체의 간격이나 틈이 없이 고통을 받는 무간지옥에는 또다시 다섯 가지 지옥이 있습니다.
다섯 가지 지옥이란
첫째, 업이 다 녹을 때까지 밤낮으로 고통을 받는데 잠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둘째, 지옥의 크기만큼 고통을 받는 사람의 몸이 커져서 온몸에 조금의 틈도 없이 고통을 받게 됩니다.
셋째, 고통을 주는 기구가 독수리, 뱀, 이리, 톱, 도끼, 끓는 가마솥 쇳물 등 여러 가지가 있어서 그것들이 주는 고통을 골고루 받더라도 그 고통주는 기구의 교체시기조차도 없어서 고통의 쉴 틈이 없게 됩니다.
넷째, 왕이나 신하 사람이나 귀신, 노인이나 젊은이, 귀한 사람이나 천한 사람 중에 아무도 차별이 없이 자기의 업에 따라 똑같이 과보를 갖게 됩니다.
다섯째, 평소에 지은 업을 녹이는데 백천만겁이 지날 때까지 날이면 날마다 밤이면 밤마다 만번을 죽고 만번을 태어나지만 죽고 태어나는 사이에도 약간의 쉴 틈이 없이 계속해서 고통을 받게 됩니다.
관중생업연품에서는 이와 같은 지옥의 종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중생들의 업연을 관찰하여 살펴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중생의 업연을 살핀다는 것은 결국 중생들이 한 행위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부정적인 것을 이야기하여 그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전환하는 그런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앞장에서 얘기했듯이 작은 선근하나만 있으면 지장보살의 원력에 힘입어 얼마든지 제도가 가능하고 해탈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고 부정적인 면을 뛰어 넘어야합니다.
염부제 중생이 짓는 업의 차별과 받는 보응은 어떠한 것일까
본문
爾時에 佛母摩耶夫人이 恭敬合掌하사 問地藏菩薩言하되 聖者여 閻浮衆生의 造業差別과 所受報應은 其事云何닛고 地藏答言하되 千萬世界와 乃及國土에 或有地獄하며 或無地獄하며 或有女人하며 或無女人하며 或有佛法하며 或無佛法하며 乃至聲聞辟支佛도 亦復如是하니 非但地獄罪報一等이니다
해석
그 때에 부처님의 어머니 마야부인이 공경 합장하고 지장보살께 묻기를 「성자시여, 염부제 중생이 짓는 업의 차별과 받는 보응은 어떠한 것입니까.」
지장보살이 대답하기를 「천만개의 세계와 및 국토에는 혹 지옥이 있으며, 혹은 지옥이 없으며, 혹은 여인이 있으며, 혹은 여인이 없으며, 혹은 불법이 있으며, 혹은 불법이 없으며, 내지 성문과 벽지불도 이와 같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므로 지옥의 죄보가 하나 같지 아니합니다.」
풀이
부처님께서 마야부인을 위해서 도리천에 올라가서 지장경을 설하고 있는 중에 마야부인이 지옥에 대해 지장보살께 묻는 대목입니다. 마야부인은 중생들이 어떤 업을 짓고 어떤 과보를 받게 되는지 지장보살에게 자세히 묻고 있는 것입니다. 그랬더니 지장보살은 지옥은 한 가지일 수가 없어 간단히 대답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지옥은 각양각색이고 세계도 많으므로 여러 지옥이 있다고 대답하고 있습니다.
염부제에서 지은 죄보를 악취를 느끼는 바를 듣기 원하다
본문
摩耶夫人이 重白菩薩하시되 且願聞於閻浮罪報로 所感惡趣하나이다 地藏答言하되 聖母唯願聽受하소서 我粗說之하리다 佛母白言하되 願聖者說하소서 爾時地藏菩薩이 白聖母言하되 南閻浮提의 罪報名號如是니다 若有衆生이 不孝父母하고 或至殺生하면 當墮無間地獄하여 千萬億劫에 求出無期하며 若有衆生이 出佛身血커나 毁謗三寶하고 不敬尊經하면 亦當墮於無間地獄하여 千萬億劫에 求出無期하며 若有衆生이 侵損常住커나 點汚僧尼하며 或伽藍內에 恣行婬慾커나 或殺或害하면 如是等輩는 當墮無間地獄하여 千萬億劫에 求出無期하며 若有衆生이 爲作沙門하되 心非沙門이라 破用常住하고 欺狂白衣하며 違背戒律하고 種種造惡하면 如是等輩는 當墮無間地獄하여 千萬億劫에 求出無期하며 若有衆生이 偸竊常住하되 財物穀米와 飮食衣服에 乃至一物이나 不與取者는 當墮無間地獄하여 千萬億劫에 求出無期니다 地藏白言하되 聖母여 若有衆生이 作如是罪하면 當墮五無間地獄하여 求暫停苦하야도 一念不得하리다
해석
마야부인이 거듭 보살께 아뢰기를 「또한 염부제에서 지은 죄보를 악취를 느끼는 바를 듣기 원하옵니다.」
지장보살이 대답하기를 「성모시여, 다만 듣기를 원하신다면 제가 대강 설명하여 드리겠습니다.」
불모께서 말씀하시기를 「원하옵니다. 성자께서는 설하여 주십시오.」
그 때에 지장보살이 성모에게 아뢰기를 「남염부제의 죄보의 명호는 이와 같습니다.
만약 어떤 중생이 부모에게 불효하여 혹 살생하는데 이르면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천만억겁이 지나도록 나오기를 구해도 기약이 없으며, 만약 어떤 중생이 부처님의 몸을 상하여 피가 나게 하고, 삼보를 훼방하며 경전을 존경하지 아니하면 또한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천만억겁을 지내면서 나오기를 구해도 기약이 없으며, 만약 어떤 중생이 상주물을 침손하고 비구와 비구니를 더럽히며 혹은 가람안에서 음욕을 자행하고 혹은 죽거나 혹은 해하는 이러한 무리들은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천만억겁을 지내면서 나오기를 구해도 기약이 없으며, 만약 어떤 중생이 거짓으로 사문이 되어 사문의 마음을 가지지 아니하고 상주물을 쓰거나 파손하며 백의 속인을 속이며 계율을 어기거나 등지고 갖가지 악한 일을 지으면 이러한 무리들도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천만억겁을 지내면서 나오기를 구해도 기약이 없으며, 만약 어떤 중생이 상주물인 재물과 곡식과 음식과 의복과 그밖에 한 개라도 주지 아니한 것을 가지게 되면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천만억겁을 지내면서 나오기를 구해도 기약이 없습니다.」고 하였다.
또 지장보살이 아뢰기를 「성모시여, 만약 어떤 중생이 이와 같은 죄를 지으면 마땅히 오무간지옥에 떨어져서 잠깐이라도 고통의 정지를 구하나 한 순간도 편안함을 얻을 수 없습니다.」라고 설명하였다.
지옥을 느끼다
풀이
여기서도 마야부인은 계속해서 지장보살께 묻고 있는 대목입니다.
마야부인은 염부제에서 지은 죄보로 악취를 느끼는 것에 대해 듣기 원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염부제는 수미산을 중심으로 인간 세계를 동서남북 4주로 나눈 가운데 남주를 말합니다. 남주는 주민들이 누리는 즐거움은 적지만 여러 부처님이 출현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염부제는 원래 인도를 가리키는 말이었는지 나중에는 인간세계를 지칭하는 말이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염부제는 현실 세상의 중생들이 살고 있는 지상세계인 사바세계를 통칭하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또 소감악취(所感惡取), 즉 악취를 느낀다는 말은 악도에 떨어지는 것과 어떤 악의 갈래나 악한 상황 같은 것을 느낀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곧 사람다 악취를 느끼는 정도가 모두 다르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불교 공부를 할 때 공부하는 사람들의 감정이 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마음 속으로 부정하면서 듣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어떤 사람은 공부가 굉장히 재미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듣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사람은 똑같지만 그 사람마다 느낌은 다 다릅니다. 받아들이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느낌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죄를 지어서 지옥에 간다고 하는 것도 지옥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죄 짓는 그 순간 지옥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지옥은 어떤 일정한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지옥 세계를 느낄 뿐입니다. 예를 들어 형무소 바로 옆에 살아도 형무소가 있는지 없는지 전혀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죄 지은 사람은 형무소가 어디 있는지 몰라도 형무소라는 말만 들어도 두려워합니다.
이처럼 모든 것은 자기 스스로 느끼는 것입니다. 느낌에 따라서 지옥의 존재 여부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이 대목은 지장경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이야기입니다. 소감악취라는 말은 지장경 속에서 여러번 나오는데 그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옥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이 느낄 때만 존재하는 것입니다. 지옥을 느끼지 않으면 지옥이란 말은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지옥이 없는데 지옥을 느끼는 이유
그렇다면 지옥이 없는데 지옥을 느끼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죄를 지어 지옥을 느끼기 때문에 지옥은 존재하는 것입니다. 느낌이라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행위에 달려 있습니다. 예를 들어 똑같은 찬물을 한 그릇 마셨는데도 어떤 사람은 아주 시원함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찬물이라는 물체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라 그것을 마시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서 느끼는 게 전부 다른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소감악취라는 말은 아주 무서운 소리입니다. 흔히 지옥이나 극락이 어느 곳에 고정된 특정장소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은밀히 따지면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경전에도 지옥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지만 지장경에서처럼 구체적으로 밝힌 경전은 없습니다.
지옥에 대해 이야기한 대표적 경전인 지장경에서 지옥에 대해 정의하기를 지옥이란 결국 자기 스스로의 느낌에 따라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감악취라는 말은 매우 의미심장하게 받아 들여야 합니다. 자신이 느끼는 정도에 따라 존재하는 악한 곳이 바로 지옥이라는 말입니다. 마야부인이 거듭 지장보살께 죄보에 대해서 묻습니다. 그랬더니 지장보살은 죄보에 대해서 어떤 죄는 어떤 지옥을 느끼는지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장보살의 지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마야부인은 매우 놀라게 됩니다. 그러나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조그마한 선근이라도 해탈을 얻을 수 있다는 근본원리를 염두해 두고 지옥의 문제를 풀어 나갈 때 지옥에서 해탈되는 것입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울면 일부러 거짓말로 호랑이가 왔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을 불교적으로 해석하면 방편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우는 어린아이를 달래기 위해서 그렇게 방편을 쓰는 것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여러 가지 지옥도 결국은 열심히 정진하고 가능하면 바르게 살라는 뜻에서 표현해 놓은 것입니다. 다섯 가지 잘못을 하면 지옥에 떨어진다고 하여 오역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역죄는 다섯 가지의 극악무도한 무거운 죄를 말하는 것으로 오역죄를 지으면 죄질이 나쁘고 죄상이 무거워 괴로움을 받는 것이 끝이 없는 무간지옥에 떨어진다고 합니다.
오역죄란
오역죄는 다시 소승의 오역죄와 대승의 오역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소승과 대승의 오역죄 내용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뽑아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째, 부모에게 불효하여 살생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져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지옥에서 나올 수 없다고 했습니다.
둘째, 부처님의 몸을 상하게 하여 피가 나게 하고 삼보를 훼방하여 존경하지 아니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져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지옥에서 나올 수 없다고 했습니다.
셋째, 절의 물건을 함부로 훔치고 스님들을 괴롭히며 절 안에서 음욕을 자행하고 죽이거나 해치는 일이 있으면 무간지옥에 떨어져 오랜 세월 동안 지옥에서 나올 수 없다고 했습니다.
넷째, 거짓으로 사문이 되어 사문의 마음을 가지지 아니하고 사찰의 물건을 함부로 쓰거나 파손하며 신도들을 속이며 계율을 어기거나 등지고 갖가지 악한 일을 지으면 무간지옥에 떨어져 오랜 시간이 지나도 지옥에서 나올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섯째, 사찰의 곡식과 재물과 음식과 의복과 그밖에 주지 아니한 것을 가지면 무간지옥에 떨어져 오랜 세월 동안 지옥에서 나오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만약 무간지옥에 떨어지면 고통이 잠시도 멈출 수 없어서 편안함을 얻을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천수경에서도 죄무자성종심기(罪無自性從心起), 심약멸시죄역망(心若滅時罪亦亡), 죄망심멸양구공(罪亡心滅兩俱空), 시즉명위진참회(是則名爲眞懺悔)이라고 해서 ‘죄라는 것은 본래 실체가 없는데 마음으로 좇아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마음이 소멸되면 죄 또한 없어진다. 마음도 없어지고 죄도 없어져서 그 두 가지가 함께 공해져서 없어져 버릴 때 이것이야 말로 진짜 참회이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장경에서 죄의 과보가 분명히 있다고 해 놓음으로써 말 안 듣는 중생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지장경에서 여러 번 나오는 강강중생, 즉 아주 고집이 센 중생에게는 지옥에 대한 방편의 말씀이 무섭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무간지옥의 참상에 대해서 낱낱이 이야기함으로써 중생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무간지옥이란
본문
摩耶夫人이 重白地藏菩薩言하시되 云何名爲無間地獄이니까 地藏白言하되 聖母여 諸有地獄在大鐵圍山之內하되 其大地獄은 有一十八所요 次有五百하되 名號各別하며 次有千百하되 名字各別커니와 無間獄者는 其獄城이 周匝八萬餘理요 其城純鐵이며 高一萬理요 城上火聚小無空闕하며 其獄城中에 諸獄相連하되 名號各別이나 獨有一獄이 名曰無間이니 其獄은 周匝萬八千里요 獄墻高는 一千理로되 悉是鐵圍라 上火徹下하고 下火徹上하며 鐵蛇鐵狗가 吐火馳逐하되 獄墻之上에 東西而走하며 獄中有床하되 遍滿萬理어든 一人受罪하되 自見其身이 徧臥滿床하고 千萬人受罪하되 亦各自見身滿床上하나니 衆業所感으로 獲報如是니라
해석
마야부인이 거듭 지장보살에게 아뢰기를 「어떤 것을 무간지옥이라고 부릅니까.」
지장보살이 아뢰기를 「성모시여, 모든 지옥이 대철위산 안에 있는데 큰 지옥이 열여덟 군데가 있고 다음이 오백이나 있지만 그 이름이 각각 다르며, 다음이 천백이 있으나 그 이름도 각각 다릅니다.
무간지옥이란 것은 그 옥의 성 둘레가 팔만여 리나 되고 그 성은 순전한 높이가 일만리나 되며 성 위에는 화취가 있고 적은 빈집이 있으며, 그 옥성 가운데 여러 옥이 서로 이어져 있는데 이름이 각각 다르며, 따로 한 개의 옥이 있는데 이름을 무간이라 하고 그 옥의 둘레는 만팔천 리나 되고 옥담의 높이는 일천 리로 다 무쇠로 되어 있으며 위에 불이 아래까지 닿고 아랫불이 위까지 치솟으며 쇠뱀과 쇠개가 불을 토하면서 쫓아다니므로 옥담 위를 동서로 달아나고 있습니다. 지옥의 가운데는 평상이 있어 넓이가 만 리에 가득한데 한 사람이 죄를 받아도 스스로 그 몸이 평상 위에 가득 차게 누웠음을 보고 천만인이 죄를 받아도 또한 각각 자기의 몸이 평상위에 가득차게 보이니 여러 가지 업으로 느끼는 것에 보응을 얻음이 이와 같습니다.」
지옥은 자신이 느끼는 바로 그 순간 그 곳이 지옥이다
풀이
여기서도 마야부인은 계속해서 지장보살에게 무간지옥이 어떤 것인지 묻습니다. 무간지옥에 대한 지장보살의 대답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무서운 대목입니다.
무간지옥은 철로 겹겹이 에워쌓여 있어서 뚫고 나올 수도 없고, 넘어 나올 수도 없고, 어떻게 할 길이 없는 그런 곳입니다. 그런 다음 지옥이 열여덟 군데가 있고 또 수많은 지옥이 있지만 그 이름이 각각 다르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지옥이 어느 장소에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결국 지옥은 자신이 느끼는 바로 그 순간 그것이 곧바로 장소가 되는 것입니다. 자신이 죄를 지으면 느끼게 되는 그 순간이 장소가 되며 그것이 바로 지옥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잘못을 저지른 도둑은 순경이 지나가기만 해도 자기를 잡으러 오는 줄 알고 괜히 불안해집니다. 그런 느낌을 느끼는 순간이 바로 지옥입니다. 반면에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은 순경 옆을 태연히 지나갈 수 있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도둑의 안절부절하는 그 마음이 바로 죄를 느끼는 순간이며 그 순간 도둑은 지옥에 가 있는 것입니다.
죄를 지은 도둑에게 순경이 일부러 두근거리고 불안한 마음을 준 것은 아닙니다. 도둑이 스스로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일 뿐입니다. 여기서 지옥이라고 하는 의미를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지옥의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지장경에서 지옥에 대한 개념을 소감지옥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무간지옥에는 옥으로 되어 있는 성이 있는데 그 둘레와 높이가 엄청나게 크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 성에는 불구덩이가 있고 작은 빈집이 있는데 그 옥성 가운데 여러 옥이 서로 이어져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 옥의 둘레는 팔만 천리나 된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죄인이 들어가야 가득 찰 수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옥담의 높이는 이천 리가 되며 모두 무쇠로 되어 있는데 아래에서 쇠뱀과 쇠개가 불을 토하면서 쫓아다닌다고 표현해 놓고 있습니다. 또 지옥의 가운데는 평상이 있어 넓이가 만리에 가득하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죄를 받아도 스스로 그 몸이 평상 위에 가득하게 누워있는 것처럼 보이고 천만 인이 죄보를 받아도 각각 자기의 몸이 평상 위에 가득 차게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지옥세계에서는 여러 가지 업으로 느끼는 것에 대한 인과의 과보를 이와 같이 받게 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지옥의 넓이에 대해 지옥이 아무리 넓다 해도 한 사람이 들어가도 가득차고 만명이 들어가도 가득찬다고 표현했습니다. 만약 지옥이 어떤 공간이라면 인원수에 제한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옥은 그 어떤 제한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느끼는 데로 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좋은 일을 해서 기쁨은 여러 사람이 함께 기뻐해도 그것이 방에 가득차서 넘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두려움도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그 모두가 우리 마음의 조작이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여기서 중업소감(重業所感)이라는 말은 자신이 지은 무거운 업에 의하여 느끼는 지옥이라는 뜻으로 소감지옥(所感地獄)이라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무간지옥의 죄보
본문
又諸罪人이 備受衆苦할새 千百夜叉와 及以惡鬼口牙如釰하고 眼如電光하며 手復銅爪로 抽膓剉斬하며 復有夜叉는 執大鐵戟하여 中罪人身하되 或中口鼻하며 或中腹背하여 抛空翻接하고 或置床上하며 復有鐵鷹은 啗罪人目하며 復有鐵蛇는 繳罪人首하며 百肢節內에 悉下長釘하며 拔舌耕犁할새 拖拽罪人하며 洋銅灌口하고 熱鐵纏身하여 萬死萬生하나니 業感如是라 動經億劫하여도 求出無期하며 此界壞時에 寄生他界하고 他界次壞하여는 轉寄他方하며 他方壞時에는 展轉相寄라가 此界成後에 還復而來하나니 無間罪報는 其事如是니다
해석
「또한 모든 죄인이 모든 고통을 갖추어 받는데 천백이나 되는 야차와 악귀의 어금니는 칼날과 같고 눈은 번갯불과 같으며 손은 또 구리 손톱이 달려 있어 창자를 뽑아 내어 토막 토막 자르며 다른 어떤 야차는 큰 쇠창을 들고 죄인의 몸을 찌르는데 혹은 코와 입을 찌르고 혹은 배와 등을 찌르며 공중에 던졌다가 뒤집어 받으며 혹은 평상 위에 그대로 두기도 합니다.
또한 철응이 있어 죄인의 눈알을 쪼으며, 또한 철사가 있어 죄인의 머리를 감고 백 개의 마디마다 모두 긴 못을 박으며 혀를 뽑아 보습을 만들어 죄인으로 끌게 하며 구리쇳물을 입에 부으며 뜨거운 무쇠로 몸을 얽어서 만 번도 더 죽었다가 깨어나게 하니 업에 대한 느낌이 이와 같아서 억겁을 지낸다 하더라도 나올래야 기약이 없습니다.
또한 이 세계가 없어지면 다른 세계로 옮겨져 나고 다른 세계가 파괴되면 또 다른 곳으로 옮겨지며 다른 곳이 파괴되어도 전전하면서 옮기다가 이 세계가 이루어지면 다시 돌아오게 되니 무간지옥의 죄보를 받는 일이 이와 같습니다.」
풀이
계속해서 지옥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여기서는 지옥에서 행해지고 있는 모습들이 구체적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철로 된 매가 있어서 죄인의 눈알을 쪼으며 철로 된 뱀이 있어서 죄인의 머리를 감고 백개의 마디마디마다 모두 긴 못을 박으며 혀를 뽑아 보석을 만들어 죄인으로 하여금 끌게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또 구리쇳물을 입에 부으며 뜨거운 무쇠로 몸을 얼게 해서 만번을 더 죽었다가 다시 깨어나게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표현된 지옥의 모습은 상상할수록 끔찍해서 소름이 돋을 지경입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는 죄업에 대한 느낌이 이와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우리가 축원을 할 때 일일일야(日日一夜) 만생만사(萬生萬事)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루동안에 만번 죽고 만번 태어난다는 말입니다. 여기서도 만번도 더 죽었다가 깨어나게 하니 업에 대한 느낌이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업에 대한 느낌이 이와 같다는 말은 자신이 업을 지은 대로 모두 그것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은 업으로 느끼는 것이지 지옥이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대목에서 지옥세계는 모두 지은 업으로 느끼는 것임을 거듭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은 죄업이 없다면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게 고통이며 지옥입니다.
본문에서 구체적으로 지옥의 크기를 이야기 하지만 결국은 그런 것이 죄로 인해서 개개인이 느끼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주 자세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또 계속해서 지옥에 떨어지면 억겁을 지내더라도 나올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곧 무간이라는 말과 통하는 것입니다. 무간이란 결국 사이나 간격이 없다는 뜻입니다.
무간지옥의 참상을 낱낱이 설명하다
본문
又五事業感일새 故稱無間이니 何等爲五요 一者는 日夜受罪하여 以至劫數히 無時間絶일새 故稱無間이요 二者는 一人亦滿하고 多人亦滿일새 故稱無間이요 三者는 罪器鐵棒과 鷹蛇狼犬과 碓磨鉅鑿과 剉斫鑊湯과 鐵網鐵繩과 鐵驢鐵馬를 生革絡首하고 熱鐵澆身하며 飢呑鐵丸하고 渴飮鐵汁하여 終年竟劫에 數那由他이라도 苦楚相連하여 更無間斷일새 故稱無間이요 四者는 不問男子女人과 羌胡夷狄과 老幼貴賤과 或天或鬼하고 罪行業感으로 悉同受之할새 故稱無間이요 五者는 若墮此獄하면 從初入時로 至百千劫이 一日一夜에 萬死萬生하여 求一念間의 暫住不得이라 除非業盡이라사 方得受生할것이니 以此連綿일새 故稱無間입니다
해석
「또한 다섯 가지 일에 대해 업을 느낌으로 무간지옥이라 부릅니다. 무엇을 다섯이라 하느냐 하면
첫째는 낮과 밤으로 죄보를 받아 겁수에 이르기까지 잠시라도 간단됨이 없으므로 무간지옥이라 하며,
둘째는 한 사람도 그 지옥에 가득 차고 많은 사람도 또한 그 지옥이 가득 차므로 무간지옥이라 하며,
셋째는 죄 받는 기구에 쇠방망이와 매와 뱀과 이리와 개와 가는 맷돌과 써는 톱과 끓는 가마와 쇠그물과 쇠사슬과 쇠나귀와 쇠말들이 있고 생가죽으로 머리를 조르고 뜨거운 쇠물을 몸에 부으며 주리면 철환을 삼키고 목마르면 쇠물을 마시면서 해가 다가고 겁을 마치는 수가 나유타와 같이 고초가 서로 이어져서 간단이 없으므로 무간지옥이라 하며,
넷째는 남자와 여자와 되놈과 오랑캐와 늙은 이와 젊은 이와 귀한 사람과 천한 사람과 혹은 용, 혹은 신, 혹은 천, 혹은 귀 등을 가리지 않고 죄행에 대한 업의 느낌은 모두 다 같으므로 무간지옥이라 하며,
다섯째는 만약 이 지옥에 떨어지면 처음 들어갈 때부터 백천겁이 되도록 하루 낮과 하룻밤에 만번이나 죽었다가 만번이나 살아나서 잠깐 사이나마 머물기를 기다려도 얻지 못하여 비행을 제거하고 업이 다하면 바야흐로 다른 곳에 태어나게 되는데 이러한 일이 계속됨으로 무간지옥이라 합니다.」
풀이
여기서는 무간지옥의 참상을 낱낱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간지옥은 지옥 중에서도 가장 혹독한 지옥으로 오역죄를 지으면 떨어지는 곳입니다. 무간지옥은 이름 그대로 고통의 간격이나 틈이 없이 계속해서 지독한 형벌을 받는 그런 지옥을 말합니다. 본문에서는 다섯 가지 업으로 느끼는 것을 오무간이라 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째, 밤낮으로 죄보를 받아 사이가 없음으로 무간지옥이라고 했습니다.
둘째, 한 사람이 있어도 그 지옥에 가득 차고 많은 사람이 있어도 그 지옥이 가득 차기 때문에 무간지옥이라 했습니다.
셋째, 형벌을 다루는 기구에 쇠방망이와 매와 뱀과 이리와 개와 가는 맷돌과 쓰는 톱과 끓는 가마와 쇠그물과 쇠사슬과 쇠나귀와 쇠말들이 있고 생가죽으로 머리를 조르고 뜨거운 쇳물을 몸에 부으며, 주리를 쇠구슬을 삼키고, 목 마르면 쇳물을 마시면서 해가 다 가고 겁이 다하더라도 괴로움이 이어져 끊어짐이 없음으로 무간지옥이라고 했습니다.
넷째, 온갖 모든 중생의 죄를 지은 행실에 대한 업의 느낌이 모두 같으므로 무간지옥이라고 했습니다.
다섯째, 한번 지옥에 들어가면 만번이나 죽었다가 만번이나 살아나서 머물기를 기다려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간지옥이라고 했습니다.이처럼 무간지옥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해놓고 있습니다.
무간지옥에 대해서 다 말할 수가 없다
본문
地藏菩薩이 白聖母言하되 無間地獄을 粗說如是나 若廣說地獄罪器等名과 及諸苦事인데 一劫之中에 求說不盡이니다 摩耶夫人聞已에 愁憂合掌하야 頂禮而退하니라
해석
지장보살이 성모에게 아뢰기를 「무간지옥의 대강 설명한 것은 이와 같습니다. 만약 지옥에서 형벌하는 기구 등의 명칭과 여러 가지 고통 주는 일들은 일겁동안 오래도록 설명한다 해도 다 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마야부인이 듣기를 마치고 근심스럽게 합장하면서 이마를 조아려 절하고 물러났다.
풀이
지장보살은 무간지옥의 대강을 설명하면서 아무리 오래도록 설명해도 지옥에 대해서 다 말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것도 많은 데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이야기해도 다할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마야부인은 지장보살의 지옥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근심스러운 모습으로 합장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옥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마야부인은 지옥 세계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좋지 않아 근심스러운 모습을 나타냈다는 것입니다.
지장경에서 마야부인을 성인의 어머니란 뜻의 성모, 혹은 부처님의 어머니란 뜻의 불모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런 마야부인도 지옥의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고 얼굴 표정이 어두워졌다는 것을 보면 지옥 세계가 얼마나 고통이 심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가능하면 좋은 이야기만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남의 허물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듣는 사람이 근심에 쌓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제삼품 관중생업연품에서는 강강중생에게 지옥의 적나라한 모습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옥의 모습을 자세히 소개하는 것은 지장경을 통해 궁극적으로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지장보살의 원력에 의해 선근이 조금만 있어도 충분히 해탈하고 교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입니다.
원력은 바로 우리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그동안 지은 업장을 다 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합니다. 그 점은 매우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여기서 마야부인이 근심스러운 모습으로 합장했다고 하는데 마야부인의 근심을 떨쳐 버리려면 지옥의 부정적인 모습을 선근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지장경은 지장보살의 말씀과 같이 우리의 죄업이 아무리 많더라도 한 가지 선행만 있으면 충분히 소멸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 한 가지의 선행을 살리는 강인한 원력만 있으면 지옥의 고통은 충분히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온갖 안 좋은 조건에서도 작은 인연 하나만 있으면 잘못된 것을 모두 덮어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지장경의 내용에서 지옥을 소개하는 부분이 비록 부정적인 측면이긴 하지만 그 부정은 결국 강한 긍정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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