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철위산 안의 많은 귀왕들이 염라천자와 함께 도리천에 와서 부처님이 계신 곳에 이르렀다.
이른바 악독귀왕과 다악귀왕과 대쟁귀왕과 백호귀왕과 혈호귀왕과 적호귀왕과 산앙귀왕과 비신귀왕과 전광귀왕과 낳아귀왕과 천 왕귀왕과 담수귀왕과 부석귀왕과 주목귀왕과 주화귀왕과 주복귀왕과 주식귀왕과 주재귀왕과 주축귀왕과 주금귀왕과 주수귀왕과 주매귀왕과 주산귀왕과 주명귀왕과 주질귀왕과 주험귀왕과 삼목귀왕과 사목귀왕과 오목귀왕과 기리실 왕과 대기리실왕과 기리 차왕과 대기리차왕과 아나타왕과 대아나타왕이었다.
이러한 대귀왕들이 각각 백천이나 되는 여러 소귀왕을 거느리고 모두 염부제에 살고 있으면서 각각 맡은 것이 있고, 각각 머 루르는 곳이 있었는데, 이러한 모든 귀왕들이 염라천자로 더불어 부처님의 위신력과 지장보살마하살의 힘을 받들어 함께 도리천에 참예하여 한쪽에 공손히 서 있었다.
그때에 염라천자가 호궤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여러 귀왕과 더불어 부처님의 위신력과 지장보살마하살의 힘을 받들어 바야흐로 이 도리천의 큰 법회에 참례함은 이 또한 저희들이 좋은 이익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 약간 의심스러운 일이 있어 감히 세존께 여쭈오니 원컨대 세존께서는 자비로 여기시고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염라천자에게 이르시었다.
“그대는 마음대로 물어보라. 내 그대를 위해 말하리라.”
이때에 염라천자가 세존을 우러러 예배를 드린 후 지장보살을 돌아보면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살펴보니 지장보살께서는 육도 중에 계시면서 백천 가지 방편으로 죄를 지어 고통받는 중생들을 제도하시느라고 피곤하신데도 그 괴로움을 사양하지 아니하십니다.
이 대보살에게는 이와 같은 불가사의한 신통이 있습니다만 그러나 모든 중생들이 죄의 과보에서 벗어남을 얻었다가 오래지 아니하여 다시 악도에 떨어지곤 합니다.
세존이시여, 이 지장보살에게 이미 이와 같은 불가사의한 신통력이 있는데 어찌하여 중생들은 옳은 법에 의지하여 영원한 해탈을 얻지 못합니까? 원컨대 세존이시여, 저를 위하여 해설하여 주십시오. “
부처님께서 염라천자에게 이르셨다.
“남염부제의 중생들은 그 성질이 억세고 거칠어서 다스리기도 어렵고 길들이기도 어렵다. 이 대보살은 백천겁을 지내오면서 이러한 중생들을 하나하나 구제하여 빼내고 해탈하게 하였다. 죄보(罪報)를 받은 사람이나 큰 악도의 사람까지도 보살이 방편력을 가지고 근본 업의 인연에서 빼내어 숙세의 일을 깨닫게 하였건만, 이 염부제의 중생들이 스스로 악습을 무겁게 맺어 업의 인연에서 나오자마자 곧 되돌아 들어가서 이 보살을 수고롭게 하고 오랜 겁을 지낸 뒤에 가서 제도하여 해탈하게 된다.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정신이 흐려서 자기의 집을 잃어버리고 잘못 험한 길로 들어갔는데 그 험한 길 가운데는 온갖 야차와 호랑이와 사자와 뱀과 독사, 살무사와 전갈이 많았다. 이와 같이 길을 잃은 사람이 험한 길 가운데서 잠깐 사이에 곧 여러 가지 독을 만나게 된다. 어떤 지식이 있는 사람이 큰 술법을 많이 알아 이러한 독과 야차와 모든 악독한 것들을 잘 금지시키다가 문득 길을 잃은 사람을 만났다. 그가 험한 길로 나아가고자 하므로 그에게 말하기를 “이 딱한 사람아, 무슨 일 때문에 이길로 들어가며 어떤 특별한 술법이라도 있어서 능히 이 모든 독을 막아내겠는가?” 하니, 이 길 잃은 사람이 문득 이 말을 듣고 비로소 험한 길인 줄 알고 곧 물러나서 이 길에서 벗어나고자 하였다.
그때 이 선지식이 손을 잡아 인도하여 험한 길에서 끌어내어 모든 악독한 것을 면하게 하고 좋은 길에 이르게 하여 그로 하여금 편안함을 얻게 하고는 말하기를. “이 딱한 사람아, 다음부터는 이 길로 들어가지 마라. 이 길로 들어가는 자는 마침내 나오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또한 생명조차 잃게 된다”라고 하니 이 길 잃은 사람도 또한 감동하는 마음이 생겼다.
이별할 때에 선지식이 또 말하기를, “ 만약 길을 가는 사람이 친한 사람이거나 아니거나 또 남자거나 여자 거나 이 길에는 여러 가지 사납고 독한 것들이 많아서 생명을 잃게 된다고 말하여 이러한 무리들로 하여금 스스로 죽음의 길로 들어서지 않게 하라.”라고 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지장보살이 대자비를 갖추어서 죄를 지어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제하여 천상과 인간 중에 나게 하여 그들에게 즐거움을 받게 하고자 하거든, 이 모든 죄지은 무리가 업보의 괴로움을 알아서 벗어나서는 다시는 그 길을 밟지 않게 할 것이다. 이것은 마치 저 길을 잃은 사람이 잘못 험한 길로 들어갔다가 선지식의 인도를 얻어 밖으로 나오게 되어 다시는 들어가지 않고, 또 그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 다시 그를 권하여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은 저절로 미혹에 의한 어리석음으로부터 벗어나 다시는 들어가지 않는 것과 같다.
만약 두 번 다시 그 길을 밟게 된다면 그는 아직도 미혹한 데 있어서 옛날에 일찍이 험한 길에 떨어졌던 것을 깨닫지 못하고 목숨을 잃어버리는 것이 되는데, 그것은 마치 악도에 떨어진 중생들을 지장보살의 방편력으로 해탈케 하여 인간과 천상에 나게 하였으나 또다시 들어감과 같은 것이다. 만약 업을 다시 맺게 되면 영원히 지옥에서 해탈할 때가 없을 것이다.”
그때에 악독귀왕이 합장하고 공경히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 모든 귀왕은 그 수가 한량이 없습니다. 염부제에서 혹 사람을 이익되게도 하며 혹 사람을 손해 보게도 하여 각각 같지 아니함은 업의 과보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저희 권속들이 세계를 돌아다녀 보니 악함은 많고 선함은 적었습니다. 사람들의 가정이나 혹 성읍이나 마을이나 장원이나 주택을 지날 때, 혹 어떤 남자나 여인의 털끝만 한 작은 선이라도 닦으면서 한 개의 깃발이나 한 개의 일산이나 적은 향과 적은 꽃으로 불상과 보살상에 공양을 올리고, 혹 훌륭한 경문을 독송하거나, 향을 사루어 법문을 한 구절 한 게송에 공양한다면 저희들 귀왕은 이 사람에게 공경하기를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과 같이합니다. 그리고 모든 작은 귀신들로서 각각 큰 힘이 있고 토지를 맡은 이들에게 명령하여 즉시 호위하도록 하고 나쁜 일이나 횡액이나 몹쓸 병이나 마음에 맞지 아니한 일들이 이 사람의 집 근처에 얼씬거리지도 못하게 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 그 문 안에 들어가게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귀왕을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그대들 염라천자는 능히 이와 같이 선남자와 선여인을 옹호하니 내 또한 범천왕과 제석천에게 명령하여 그대들을 호위하게 하리라.”
이 말씀을 하실 때에 법회 중에 한 귀왕이 있는데 이름을 수명을 맡은 [主命] 귀왕이라 하였다. 그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본래 업연으로 염부제 사람들의 수명을 맡아 날 때와 죽을 때를 제가 모두 알아서 주관합니다. 제 본래의 원은 사람들에게 매우 큰 이익을 주고자 한 것이지만 이 중생들이 제 뜻을 알지 못하고 사람들의 나고 죽음을 이루게 한다 하여 모두 불안해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염부제 사람들이 처음 태어날 때에 남자나 여자를 불문하고 다만 착한 일을 하게 되면 집안에 이익이 더하고 토지신도 절로 기뻐함이 한량없을 것입니다. 자식과 어머니를 보호하여 큰 안락을 얻고 가족도 이로울 것입니다.
혹 아이를 낳은 뒤에도 조심하여 생명을 죽이지 말아야 됩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비린 것들을 가져다가 산모에게 먹이며, 널리 친척들을 모아놓고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으며, 노래하고 거문고 타며 피리 불어서 자모(子母)로 하여금 안락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렇게 하면 아이를 낳을 때에 무수한 악귀와 도깨비들이 비린내 나는 피를 먹고자 하는데 내가 미리 사택과 토지의 신들에게 지시하여 아이와 어머니를 옹호하여 그들로 하여금 안락하고 이익하게 합니다. 이와 같이 안락함을 입었으므로 곧 복을 베풀어 모든 토지신들에게 보답해야 하거늘 도리어 산 것을 죽여 놓고 권속들을 모았으니 이것 때문에 재앙을 범하여 스스로 받으므로 자식과 어머니가 함께 손상을 입습니다.
또한 염부제에서 목숨을 마침에 이른 사람이 있으면 선악을 불문하고 저는 그 목숨을 마치는 사람으로 하여금 악도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자 하는데, 하물며 스스로 선근을 닦으면서 제 힘을 도와주는 것이 되니 얼마나 다행이겠습니까.
그러나 이 염부제에서 선을 행한 사람도 목숨을 마칠 때 또한 백천의 악도(惡道)의 귀신들이 혹은 부모로 변신하고 또는 여러 권속으로 변하여 돌아가신 분을 인도하여 악도에 떨어지게 하거든 하물며 본래 스스로 악을 지은 사람이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염부제의 남자나 여인이 명을 마칠 때를 당하면 정신이 혼미하여 선악을 분별하지 못하고, 또한 눈과 귀로 아무것도 보고 들을 수 없습니다. 이때 그의 가족들이 마땅히 큰 공양을 베풀고 좋은 경문을 읽으며 부처님과 보살의 명호를 외워야 합니다. 이와 같은 선한 인연은 능히 망자로 하여금 모든 악도를 여의게 하며 모든 마와 귀신을 모두 흩어져 사라지게 합니다.
세존이시여, 일체의 중생들이 목숨을 마칠 때가 되어 만약 한 부처님의 명호나 한 보살의 명호나 혹 대승경전의 한 구절이나 한 게송을 얻어들을 수 있다면 제가 보기로는 이와 같은 사람들은 5 무간지옥에 떨어질 살생의 죄를 제하고는 소소한 악업으로 악도에 떨어질 사람은 곧 해탈을 얻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주명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크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와 같은 큰 원을 발하여 생사 중에서도 모든 중생들을 보호하니 만약 미래 세상 중에 남자나 여인이 있어 태어나거나 죽을 때에 그대는 이 원력에서 물러서지 말고 모두 해탈시켜 영원히 안락을 얻게 하도록 하라.”
귀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원컨대 심려하지 마십시오. 저는 이 몸이 마치도록 순간순간이라도 염부제 중생들을 옹호하여 태어날 때나 죽을 때에 모두 안락을 얻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바라는 바는 모든 중생들이 나고 죽을 때에 제 말을 믿고 받아들이면 해탈하지 못할 사람이 없을 것이며 큰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지장보살에게 이르시었다.
“이 대위왕은 수명을 맡은 자로 이미 백천 생을 지내면서 대귀왕이 되어서 삶과 죽음 가운데를 오가면서 중생들을 보호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보살의 자비스러운 원력 때문에 대귀왕의 몸을 나타냈을지언정 실상은 귀신이 아니다. 이후 일백칠십 겁이 지나면 마땅히 불도를 성취할 것이니 명호는 무상여래(無上如來)라 하고, 겁의 이름은 안락이며, 세계의 이름은 정주(淨住)라 할 것이며, 그 부처님의 수명은 가히 겁으로 헤아리지 못할 것이다.
지장보살이여, 이 대구왕에 관한 일은 이와 같이 불가사의하며 그가 제도한 하늘과 사람들의 수는 또한 헤아릴 수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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