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경 해설 - 제9장 칭불명호품(稱佛名號品)
지장경 읽기
- 지장경-제1. 도리천에서 신통을 보이다. [忉利天宮神通品]
- 지장경-제2. 분신들을 모으다 [分身集會品]
- 지장경-제3. 중생들의 업을 인연을 관찰하다 [觀衆生業緣品]
- 지장경-제4. 염부제 중생들의 업으로 느낌 [閻浮濟衆生業感品]
- 지장경-제5. 지옥들의 이름 [地獄名號品]
- 지장경-제6. 여래가 찬탄하시다 [如來讚歎品]
- 지장경-제7.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모두 이익함 [利益存亡品]
- 지장경-제8. 염라왕들이 찬탄하다 [閻羅王衆讚歎品]
- 지장경-제9.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라. [稱佛名號品]
- 지장경-제10. 보시한 공덕을 헤아리다 [校量布施功德緣品]
- 지장경-제11. 땅의 신들이 법을 보호하다 [地神護法品]
- 지장경-제12. 보고 듣는 이익 [繭門利益品]
- 지장경-제13. 사람들에게 부촉하다 [囑累人天品]
부처님의 명호를 외고 귀의하는 마음을 내면 그 공덕이 무량하다
칭불명호품은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만약 사람들이 한 부처님의 명호만을 외우더라도 그 공덕이 무량한 데 많은 부처님의 명호를 외운다면 그 공덕은 사람의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고 사람의 생각으로 미치지 못할 정도로 많다고 말씀하신 대화의 내용으로 인해 부처님의 이름을 외운다는 뜻으로 이 장의 명칭이 되었습니다.
칭불명호품은 여러 부처님의 명호를 칭하는 뒤에 공덕이라는 말을 더 붙여서 부처님의 명호를 칭해서 공덕을 이루는 품이라고 해야 하는데 여기서 공덕이라는 말이 생략되었습니다.
칭불명호품의 대강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생사고해에 허덕이는 중생들에게 이익이 되는 말을 사뢰어도 되느냐고 물으니 부처님께서는 지장보살에게 육도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 불가사의한 일을 말하게 하고 모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지장보살의 원이 성취되면 과거, 현재, 미래의 중생에 대해서 걱정을 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어서 지장보살은 과거 오랜 겁 전에 여러 부처님 시대에 각기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공경심을 내어서 그 공덕으로 오랜 기간 동안 육도 윤회해야 할 죄업을 녹였다고 말합니다. 과거의 부처님으로는 무변신(無邊身) 여래, 보승(寶勝) 여래, 보상(寶相) 여래 등을 예로 들어 설명하십니다.
그런데 한 부처님의 명호만 생각해도 공덕이 한량없는데 여러 부처님의 명호를 생각하고 귀의하는 마음을 내면 그 공덕은 헤아릴 수 없다고 합니다. 그 공덕은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에게 다 같이 큰 이익을 주는데, 만약 어떤 사람이 죽음에 다다라서 그를 위해서 한 부처님의 명호만 큰 소리로 외워도 그 사람이 받아야 할 죄업이 모두 소멸된다고 합니다. 남을 위해서 부처님의 명호를 생각해도 그 공덕이 큰 데 중생들이 스스로 외운다면 그 공덕은 더욱 클 것이라고 합니다.
칭불명호품은 부처님의 명호를 일컫는 공덕과 거기에 따르는 어떤 수행법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불보살의 명호를 외우는 것은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칭불명호품에서는 부처님 명호를 부르나 불상을 조성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공양을 올리는 선근을 통해서 공덕이 있다는 이야기를 나열해 놓았습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성자의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는 그 원형이 바로 이 지장경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공경해서 귀의하면 무량겁의 죄업이 녹는 이유를 살펴 보기로 하겠습니다.
무량겁의 죄업이 녹는 이유
첫째, 명호 자체가 심오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명호 어느 하나가 나타내는 것만이라도 마음과 행동으로 성취한다면 욕망의 세계에서 타성의 윤회를 벗어나 해탈열반의 세계에 못 들 이유가 없습니다.
가령 무변한 몸을 얻거나, 참으로 수승한 보배를 얻거나, 지혜를 성취한다면 무량겁의 죄업을 녹이는 일은 아무것도 아닐 것입니다.
둘째, 우리의 한 마음에 십계(十界)가 모두 갖추어 있는 성구(性具)의 관점에서 볼 때, 만선성불(萬善成佛), 즉 아무리 사소한 수행이나 선행이라고 하더라도 부처를 이루게 됩니다.
업장을 녹인 완전한 사람이 되는 일은 없는 것을 새로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자신 속에 갖추어 있는 것을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서 부처를 행하면 바로 부처가 되고 지옥을 행하면 지옥이 됩니다. 우리가 불법을 수행한다고 해서 가족을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갈 수도 없고, 오매불망 참선을 하거나 경만을 읽을 수도 없습니다. 또 선방에 들어가거나 불교전문강원에 입학할 것도 아닙니다. 업장이 두텁고, 어리석고, 신심이 약한 우리로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부처님의 명호를 생각하는 일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불교의 진리는 어디에 도달했느냐에 있지 않고 어느 쪽을 향하느냐에 있습니다. 동쪽으로 기운 나무는 언젠가는 반드시 동쪽으로 넘어지듯이,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공경하는 데서부터 불도를 닦기 시작하면 차츰 깊은 경지의 불도에 들어서 마침내 궁극의 깨달음을 얻는다는 말이 아닙니다.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공경하면 어느 것도 성취하지 않은 지금 이 자리에서 전과 다름없는 그 모습 그대로 모든 업장이 녹고 불도를 성취한다는 말입니다.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면 어떤 이익이 있는지 묻다
본문
爾時에 地藏菩薩摩訶薩이 白佛言하시되 世尊하 我今에 爲未來衆生하여 演利益事하여 於生死中에 得大利益케하나니 唯願世尊은 聽我說之하소서 佛告地藏菩薩하시되 汝今에 欲興慈悲하여 救拔一切罪苦六道衆生하려하여 演不思議事라하니 今正是時라 唯當速說하라 吾卽涅槃하여 使汝로 早畢是願하며 吾亦無憂現在未來一切衆生하리라 地藏菩薩이 白佛言하시되 世尊하 過去無量阿僧祗劫에 有佛出世하시니 號는 無邊身如來시라 若有男子女人이 聞是佛名하고 暫生恭敬하면 卽得超越四十劫生死重罪어던 何況塑畵形像하여 供養讚歎하면 其人獲福이 無量無邊하리라 又於過去恒河沙劫에 有佛出世하시니 號는 寶勝如來시라 若有男子女人이 聞是佛名하고 一彈指頃이나 發心歸依하면 是人은 於無上道에 永不退轉하리다
해석
그때에 지장보살 마살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미래세의 중생을 위하여 이익되는 일을 연설하여 생사 중에서 큰 이익을 얻게 하고자 합니다. 다만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저의 말씀을 들어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지장보살에게 이르시기를 「너는 지금 자비심을 내어 육도에서 죄고를 받는 일체의 중생을 구발 하고자 부사 의한 일을 연설하려느냐.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 다만 속히 말하여라. 내 곧 열반에 들어갈 것이니 너로 하여금 이 원을 일찍이 마치게 된다면 내 또한 현재와 미래의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근심함이 없을 것이다.」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과거세의 무량 아승지겁에 부처님이 계셔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호를 무변신여래라 하였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잠깐 사이라도 공경심을 내게 되면 곧 사십 겁의 생사 중 죄에서 초월함을 얻거든 하물며 어찌 그 부처님의 형상을 조성하고 그림으로 그려서 공양을 올리고 찬탄함이겠습니까. 그 사람이 얻은 복은 한량이 없고 끝이 없었습니다.
또한 과거세의 항하사겁에 부처님이 계셔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호를 보승여래라 하였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한 번 손가락을 퉁길 사이라도 발심하여 귀의하면 이 사람은 무상도에 나서 영원히 퇴전하지 아니하였을 것입니다.」
풀이
여기서는 지장보살이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면 어떤 이익이 있는지 묻고 있는 대목입니다.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미래세의 중생을 위하여 이익되는 일을 말하여 생사 중에 큰 이익이 되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미래 중생들에게 어떤 이익이 되는 일을 하고 싶은데 어떤 일을 하면 큰 이익을 줄 수 있겠는가 하고 부처님께 여쭙는 것입니다. 지장보살이 여러 가지 방법을 알고 있겠지만 부처님의 입을 통해서 이런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자비심을 내어 육도에서 죄고를 받는 일체의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여 불가사의한 일을 말하겠다고 하시며 지장보살에게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 속히 말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부처님께서는 곧 열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지장보살이 원을 일찍이 마치게 된다면 현재와 미래의 일체중생에게 근심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실 때 제자들은 이것저것 질문을 합니다. 예를 들어 경전을 나중에 결집하면 그 첫머리에 뭐라고 쓰면 좋을지 물었을 때 부처님께서는 여시아문이라고 쓰라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께서 최후에 부촉하신 당부의 말씀입니다.
또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려고 할 때 아난존자가 슬피 울었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울지만 말고 중요한 사실에 대해서 질문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또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물었을 때 절대 상대하지 말라고 말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지장보살은 중생들에게 이익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참 좋은 질문을 했다고 말씀하며 부처님께서 계속해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과거세 무량아승지겁에 부처님이 계셔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호를 무변신여래라고 하였으며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잠깐 사이라도 공경심을 내게 되면 생사중죄에서 초월함을 얻을 수 있고 부처님의 형상을 조성하고 그림으로 그려서 공양을 올리고 찬탄하는 사람은 복이 끝이 없고 한량없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에 무변신여래라는 부처님이 등장을 했는데 그 이름을 듣고 잠깐 사이라도 공경심을 내게 되면 사십 겁의 죽은 죄까지도 극복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다음 두 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두 번째는 보성여래가 있어서 손가락을 한번 튕길 잠깐 사이라도 발심하여 귀의하면 무상도에 나서 영원히 물러서지 아니함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손가락을 한 번 튕길 사이의 짧은 시간만이라도 발심한다는 것은 앞에서 작은 선근만 있으면 제도할 수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이처럼 작은 발심 하나가 큰 성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과두마성 여래와 공덕에 대해 얘기하다
본문
又於過去에 有佛出世하시니 號波頭摩勝如來라 若有男子女人이 聞是佛名하고 歷於耳根하면 是人當得千返을 生於六欲天中하리니 何況至心稱念이리까 又於過去不可說不可說阿僧祗劫에 有佛出世하시니 號獅子吼如來라 若有男子女人이 聞是佛名하고 一念歸依하면 是人得遇無量諸佛하여 摩頂受記하리라 又於過去에 有佛出世하시니 號狗留孫佛이라 若有男子女人이 聞是佛名하고 至心瞻禮커나 或復讚歎하면 是人於賢劫千佛會中에 爲大梵王하여 得授上記하리다
해석
「또한 과거에 부처님이 계셔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호는 파두마승여래였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의 이르을 듣고 귓가에 스치기만 해도 이 사람은 천 번이나 육욕천 가운데 태어남을 얻었거든 하물며 어찌 지극한 마음으로 침염 한 사람이겠습니까. 또한 과거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승지겁에 부처님이 계셔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호는 사자후여래였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한 순간이나마 귀의하면 이 사람은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을 만나서 마정수기를 얻었습니다.
또한 과거세에 부처님이 계셔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호는 구류손불이었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첨앙 배례하거나 혹 다시 찬탄하면 이 사람은 현겁 천불의 회중에 대범왕이 되어 수상기를 얻었습니다.」
풀이
계속해서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면 얻게 되는 공덕에 대해 지장보살과 부처님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다음으로 세 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여기서는 과두마성 여래가 계셨는데 선남자, 선여인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귓가에 스치기만 해도 이 사람은 천상에 태어남을 얻으며 지극한 마음으로 염불 하면 좋은 과보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남이 부르는 이름을 귓가에서 듣기만 해도 천상에 나는 큰 복을 얻는데 지극한 마음으로 염하면 그 공덕은 말할 수 없이 크다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이근공덕(耳根功德)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귓가에 스치기만 해도 공덕이 있다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안이비설신의 중에서 귀를 이근이라 합니다. 이 육 근 중에서 이근을 지나가기만 해도 공덕이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불교 공부를 하다 보면 이해하기 쉬운 경전도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경전도 접하게 됩니다. 그중에서 이해가 잘 안 된다 하더라도 비록 그 경전의 소리가 지나가기만 해도 공덕이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자꾸 듣는 공부는 매우 효과적입니다.
경전 내용을 자꾸 들으라는 말은 마치 콩나물을 키우는 것과 같습니다. 콩나물을 키울 때 물을 주면 물은 흘러내려 버리지만 콩나물은 자라게 됩니다. 그 원리처럼 우리가 부처님의 말씀을 백 마디를 들어서 한 마디만 이해해도 훌륭한 것입니다.
그다음으로 네 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승지겁에 사자후 여래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한 순간이나마 일념으로 귀의하면 이 사람은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을 만나서 마정수기를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마정수기라고 하는 것은 이마를 만지면서 나중에 성불할 것이라고 인정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 계속해서 여러 부처님의 명호가 나오는 것은 자기의 인연에 따라 복을 지으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지장기도를 하면 지장기도가 세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무엇이든지 약하게 하면 아무리 센 기도라 해도 강하게 와닿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맨손체조를 아주 세게 하면 그것은 큰 운동이 됩니다. 그러나 도구를 갖고도 힘을 전혀 쓰지 않고 시름시름하면 아무런 운동이 되지 않습니다.
일체 삼라만상 모든 존재 하나하나가 모두 부처 아닌 것이 없다
불교에서는 참으로 다양한 불보살님이 등장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인연 따라, 마음 따라 기도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은 것입니다. 또 불교에서는 진언이나 다라니의 종류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방편과 여러 가지 수행법이 많은 것은 중생의 근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것입니다. 게다가 경전의 종류도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그 많은 것 중에서 자기의 마음에 맞고 인연이 맺어지는 것을 선택해서 수행하면 궁극적으로 다른 것과도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다른 어떤 종교에서도 불교처럼 다양한 수행방법을 갖고 있지는 못합니다.
또 다섯 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번에는 구류손불이라는 과거세의 부처님이 계셔서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우러러보고 찬탄하면 이 사람은 현겁천불의 회중에 대범왕이 되어서 아주 위대한 수기를 받게 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나오는 여러 부처님의 이름은 백팔참회문에 나오는 부처님의 명호입니다. 이렇게 많은 부처님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다 부처라고 하는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사람만 부처가 아니라 일체 삼라만상 모든 존재 하나하나가 모두 부처 아닌 것이 없다는 그런 뜻도 있습니다. 이렇게 부처님 이름이 수없이 등장하는 것은 각각의 중생에게 부처님의 이름이 있다고 하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이런 아주 깊은 속뜻이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본문
又於過去에 有佛出世하시니 號毗婆尸佛이라 若有男子女人이 聞是佛名하면 永不墮於惡道하고 常生人天하여 受勝妙樂하리라 又於過去無量無數恒河沙劫에 有佛出世하시니 號多寶如來라 若有男子女人이 聞是佛名하면 畢竟不墮惡道하고 常在天上하여 受勝妙樂하리라 又於過去에 有佛出世하시니 號寶相如來라 若有男子女人이 聞是佛名하고 生恭敬心하면 是人不久에 得阿羅漢果하리라 又於過去無量阿僧祗劫에 有佛出世하시니 號袈裟幢如來라 若有男子女人이 聞是佛名하면 超一百大劫生死之罪하리라 又於過去에 有佛出世하시니 號大通山王如來라 若有男子女人이 聞是佛名者는 是人得遇恒河沙佛하야 廣爲說法하면 必成菩提하리라
해석
「또 과거에 부처님이 계셔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호는 비바시불이었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들으면 영원히 악도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항상 인간과 천상에 나서 뛰어난 묘한 즐거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과거의 한량없고 셀 수 없는 항하사겁에 부처님이 계셔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호는 다보여래였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게 되면 마침내 악도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항상 천상에 나서 뛰어난 묘한 즐거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과거에 부처님이 계셔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호는 보상여래였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공경심을 내게 되면 이 사람은 오래지 아니하여 아라한과를 얻었습니다.
또한 과거의 무량 아승지겁에 부처님이 계셔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호는 가사당 여래였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게 되면 일백 대겁의 생사의 죄를 초월하였습니다.
또한 과거에 부처님이 계셔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호는 대통산왕여래였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게 되면 이 사람은 항하사 수만큼의 부처님을 만나 널리 설법함을 듣고 반드시 보리도를 성취하였습니다.」
부처님 명호를 소개하다
풀이
여기서도 부처님 명호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여섯 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번에는 비바시불이라는 부처님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들으면 영원히 악도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항상 인간과 천상에 나서 뛰어난 훌륭한 즐거움을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지장경에서는 부처님의 이름을 듣기만 해도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에 태어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계속 천상에 태어난다는 표현을 하고 있는데 그러나 불교는 천상에 태어나는 것이 궁극적 목표는 아닙니다. 지장경에서 천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천상에 들어가는 것이 불교의 목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인천인과교(人天因果敎)라고 해서 그것은 교리적으로 말하면 불교 안에 들지 않습니다. 다른 종교에서는 천상에 가는 것을 목표로 삼지만 불교에서는 천상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화엄겨에서는 불교를 오교십종(五敎十宗)으로 분류하여 비판하는데 오교는 소승교(小乘敎), 대승 시교(大乘始敎), 대승종교(大乘終敎), 대승 돈가요(大乘頓敎), 일승원교(一乘圓敎)를 말합니다. 그 밑에 인천인과교라고 해서 사람으로 태어난다든지 천상에 태어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천상에 태어나는 것은 열반도 아니고 해탈도 아니기 때문에 불교의 오교 안에 들어가지가 않습니다.
불교에서는 천상에 태어나는 것이나 복을 지어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을 목표를 하지 않습니다. 불교는 열반과 해탈에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궁극 목표인 열반을 증득하려면 소승교라도 되어야지 열반에 들 수 있습니다. 소승교 다음은 차례대로 대승 시교, 대승종교, 대승 돈가요, 일성원교의 순으로 올라갑니다. 이것을 흔히 일성원교 대방광불화엄경이라고 하는 데 화엄경의 가르침은 불교를 그야말로 최고의 그런 경지에 두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일곱 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번에는 다 보여래가 등장합니다. 다 보여래는 법화경에도 나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불국사의 다보탑은 다보 여래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법화경을 보면 한쪽은 석가여래, 다른 한쪽은 다보 여래가 있어서 이 두 분이 공중에서 설법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그대로 형상화한 것이 불국사 도량입니다. 우리가 사찰을 지을 때는 이처럼 경전의 내용을 모델로 해서 건물을 짓습니다. 다시 말해 불국사는 법화경에 근거를 두고 지어졌고 해인사 같은 사찰은 화엄경에다 근거로 두어 지어졌습니다.
사찰을 지을 때 경전이 일종의 설계도가 되는 것입니다. 경전이라는 설계도에 의해 법당을 하나씩 하나씩 배열하여 계단도 거기에 나오는 숫자를 근거로 해서 세우게 됩니다.
우리가 사찰의 일주문에 들어서는 것은 바로 경전 속에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사찰을 방문하는 것은 우리가 경전 속에 들어가서 경전 속에 있는 내용의 일부분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다보 여래 부처님의 이름을 듣게 되면 또한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에 나서 뛰어난 묘한 즐거움을 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계속해서 여덟째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번에는 보상 여래라는 과거 부처님이 계셔서 어떤 남자나 여인이 그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공경심을 내게 되면 그 사람은 머지않아 아라한을 얻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다음에 아홉째의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여기서는 가사당 여래가 나옵니다. 과거에 가사당 여래가 있었는데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게 되면 일백대겁의 생사의 죄를 초월한다고 했습니다.
또 열 번째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기서는 과거 세계에 대통산왕 여래라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어떤 남자나 여인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게 되면 많은 부처님을 만나 널리 설법하는 것을 듣고 다시 보리도를 성취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부처님을 등장시켜 그 명호를 부르게 하는 것은 중생으로 하여금 공덕을 닦게 하는 방편으로 삼기 위함입니다.
불보살의 명호를 염하는 이유
본문
又於過去에 有淨月佛과 山王佛과 智勝佛과 淨名王佛과 智成就佛과 無上佛과 妙聲佛과 滿月佛과 月面佛인 有如是等不可說佛이러니 世尊하 現在未來一切衆生의 若天若人과 若男若女로 但念得一佛名號하여도 功德無量이어든 何況多名이리까 是衆生等은 生時死時에 自得大利하여 終不墮惡道하리다 若有臨命終人의 家中眷屬이 乃至一人이나 爲是病人하여 高聲으로 念一佛名하면 是命終人이 除五無間大罪하고 餘業報等悉得消滅하리니 是五無間大罪雖至極重하여 動經億劫하여 了不得出이언만 承斯臨命終時에 他人爲其稱念佛名으로 於是罪重도 亦漸消滅이어든 何況衆生의 自稱自念이리까 獲福無量하고 滅無量罪하리라
해석
「또한 과거에 정월불과 산왕불과 지승불과 정명왕 불과 지성취불과 무상불과 묘성불과 만월불과 월면불과 같이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부처님이 계셨습니다.
세존이시여, 현재와 미래의 일체중생들이 만약 천상이나 만약 인간이나 만약 남자나 만약 여인이거나 다만 한 부처님의 명호를 염하여도 공덕이 한량없거든 하물며 어찌 많은 부처님의 이름을 염하는 것입니까? 이러한 중생들은 날 때와 죽을 때에 스스로 큰 이로움을 얻어서 마침내 악도에 떨어지지 아니합니다. 만약 어떤 임종하는 사람의 집안 권속이 한 사람이라도 이 병든 사람을 위하여 높은 소리로 한 부처님의 이름을 염하게 되면 이 명을 마치는 사람의 오무 간대죄를 제하고 나머지 업보 등은 다 소멸함을 얻을 것이며, 이 오무간 대죄가 비록 지극히 중한 것이어서 억겁을 지나도 마침내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지만 이 임종할 때에 다른 사람이 그를 위하여 부처님의 이름을 일컫거나 염함을 잇게 되면 이 죄 가운데서 점점 소멸해지거든 하물며 어찌 중생들이 스스로 일컫고 스스로 염하는 것이겠습니까. 무량한 복을 얻고 무량한 죄도 멸하게 될 것입니다.」
풀이
여기서도 부처님의 명호가 소개되고 있는데 수많은 부처님의 이름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뽑아서 한꺼번에 다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부처님의 명호를 낱낱이 소개했다면 여기서는 그냥 한꺼번에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정월불, 산왕불 등등 수없이 많은 부처님이 계셨는데 현재와 미래의 일체중생들이 만약 천상이나 인간이나 남자나 여인이나 한 부처님의 명호를 염하여도 공덕이 많은데 수많은 부처님의 이름을 염하면 큰 공덕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부처님 한 분의 명호만 외워도 공덕이 어마어마한데 많은 부처님의 명호를 외운다면 더 말할 것도 없이 공덕이 크다는 것입니다.
또 임종하는 사람의 집안 권속이 부처님의 이름을 염하게 되면 목숨을 다하는 사람이 오무간대죄를 제외하고 나머지 업보는 다 소멸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무 간대죄라고 하는 것은 다섯 가지 무간지옥에 들어갈 큰 죄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이고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고 단체의 화합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또 성인을 죽이거나 아라한을 죽이는 것도 무간지옥에 들어갑니다.
본문에서는 계속해서 이 오무 간대죄가 비록 지극히 중한 죄여서 억겁을 지나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지만 임종할 때 다른 사람이 그를 위해서 부처님의 이름을 일컫거나 계속 염하게 되면 죄가 차츰차츰 소멸해져서 큰 공덕이 된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죽음을 앞둔 사람이 큰 죄를 지었는데 남이 해주는 염불을 자꾸 들으면 그 죄가 가벼워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 입으로 부처님의 명호를 부른다면 죄가 소멸되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쉴 새 없이 관세음보살이나 지장보살을 불러보지만 크게 영험을 얻지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 수 없는 곳에 가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거나 떠올리면 우리의 마음이 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듣거나 떠올리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린다든가 가슴이 뜨거워진다든가 갑자기 보고 싶어지는 등 그 사람의 마음세계나 정신세계는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름하나가 그처럼 큰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반대로 아주 미운 사람이나 보기 싫은 사람의 이름을 우연히 듣게 되면 기분이 나빠지기도 합니다. 여기 지장경에서 불보살의 명호를 외우라는 것도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치에 합당한 이야기입니다.
청불명호품은 여러 부처님 이름을 간절히 염하므로 얻게 되는 공덕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칭불 명호는 우리가 손쉽게 택할 수 있는 기도 방법이기도 합니다.